이민 와 성당을 제일 먼저 찾은 저희 가족에게 본당은 고향과 같습니다. 제가 이민 왔을 때부터 한인성당이 존재하였기에 그간 한국신부님을 모시고 우리말 미사 봉헌을 할 수 있음에 대한 감사함에 둔감했음을 요즈음 참 많이 느낍니다. 오늘은 주교님께서 방문하시어 미사를 집전하셨습니다. 거의 30여년을 참례한 미사인데도 영어 기도문에 ‘사제의 영과 함께’ 답이 늦어집니다. 다시한번 우리말 미사에 대한 감사를 느끼는 순간입니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성당을 떠나시는 교우분들이 계셨고 신자분들은 술렁였습니다. 그간 공석이었던 전례분과장을 맡겠노라 나섰지만 파도처럼 몰아치는 일들에 겁이 났습니다. 성가대가 없는, 반주자가 없는, 전례를 모르는 전례분과장으로 이루어진 미사가 신자분들께도 주님께도 죄송했습니다. 모른다는 자책과 막막함에 솔직히 힘이 들었습니다. 심적으로 힘드셨던 분들은 비단 저뿐만이 아니겠지요. 그러다 문득 지금의 이 힘든 시기가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분들의 역할의 빈자리로 그 소중함을 느껴보라는 뜻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르간 반주대신 기타 반주가 함께 합니다. 반주를 기타에 맞게 코드를 잡으시고, 반주에 맞는 성가를 고르시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십니다. 지금껏 반주를 해 보신 적이 없는 자매님께서 부단한 연습으로 성가 오르간 반주의 실수를 줄여 가십니다. 오늘의 미사 또한 그 떨림을 이기고자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자매님의 도움과 늘 묵묵히 반주에 참여하는 청년부 반주자의 도움으로 오래간만에 전 미사가 노래로 봉헌되었습니다. 부족하지만 풍요로웠습니다.
저희의 마음으로 단단히 이곳에 뿌리를 내렸으면 합니다. 모두가 부족하지만 함께이니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함께하고자 하는 이 마음을 저기 하늘에서 아버지가 보고 계신다는 마음으로, 부족하지만 용기내는 나를 모두가 응원할 것이라는 마음으로 본당을 단단히 서게 해야겠습니다. 주님께서 기꺼이 우리 손에 쥐어 주신 당신을, 그 은총 가득한 선물을, 그 달란트를 땅에 묻어버리는 어리석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 겠습니다.
본당 가족 여러분, 본당은 저희의 집임을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전례분과장님의 말씀 감사합니다. 우리 본당이 남의 것이 아닌 나의 본당이 되려면 본당 공동체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당신의 자녀들인 우리 각자에게 필요한 달란트를 적어도 하나씩 주셨음을 믿고 용기를 내서 같이 우리의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항상 많은 노력 감사드립니다. 저도 저의 고향과 같은 한인성당을 위해서 더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주님께서 주신 그 달란트를 그대로 쥐고 있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나눔으로서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본당이 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