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림시기/성탄시기 성체성가: 임마누엘
2주차
내가 너와 항상 함께있단다 두려움에 떨지 마라 나의 아들아 지금 무얼 생각하고 있느냐 지친 너의 맘을 내가 안다 나는 너의 슬픔 하나까지도 기억하고 있단다 내게 기대라 내가 너를 향하여 서 있단다 나를 바라보라 내 아들아 임마누엘 나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날 사랑하시는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 하시는 나의 주 임마누엘
우리를 구원하러 오시는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한없이 기쁜 마음이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한 저입니다. 여전히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을 온 몸과 마음을 다하여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을 따르지 못하는 제가 예수님의 탄생으로 인해 구원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의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구원받기 위한 전제조건이 너무나 어려워 어차피 못할거 같은데 그냥 이쯤에서 그만두고 예전의 나로 돌아가면 어떨까 하는 마음도 듭니다. 그러다 얼마전 저의 이런 마음을 아셨는지 예수님께서 저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신부님께서 시카고에 가신 그 주일, 월요일은 일을 하느라 나머지 요일은 신부님의 부재로 매일미사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저도 3박4일 캘거리에 놀러가서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온 토요일 평소처럼 청년강의와 미사에 참여하고 이후에는 희년미사관련 묵상과 나눔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나눔을 하는 도중 자꾸만 인내심 없던 저의 예전 모습이 튀어 나왔습니다. 같이 나눔을 하던 멤버들은 “흑화해서 돌아왔다!”며 장난스럽게 넘겼지만 저에게는 큰일이었습니다. 캘거리에 가서 좋은 시간을 보냈고, 복음묵상도 했고, 내 일상에서 빠진거라곤 매일 참석하지도 못하는 매일미사 하나였는데 그게 빠졌다고 이렇게 쉽게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저의 관성이 무서워졌습니다. 그러면서 제 마음을 돌아봤습니다. 저는 <임마누엘> 노래 가사처럼 지쳐있었습니다. 나를 바꾸는 일은 평생작업이라고 말은 하면서도 나름 열심히 한다 생각하는데 쉽게 변하지 않는 저를 보는 것이, 또 새롭게 묵상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은 많이 변한것 같아 다시금 나와 남들을 비교하면서 그 과정에서 지쳐있는 저를 말입니다. 바라보고 따라야 하는 것은 오직 주님 뿐이라고 묵상을 하며 그렇게 다짐 해놓고도 너무나 쉽게 저에게 눈을 돌리는 스스로에게 지쳐있던 저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신다’의 의미인 임마누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며 이 단어를 매일 새겨야 겠습니다. 두려워할 것 없고, 걱정할 것 없고, 나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신 주님이 계시다는 것. 그렇기에 나는 온전히 주님께 맡기고 그분의 뜻에 따라 살면 된다는 것. 그렇다면 나에겐 무엇이든 해도 괜찮아지는 자유가 올 거라는 것. 자꾸만 저를 바라보는 습관에서 벗어나 제가 아닌 주님을 바라볼 수 있도록. 저를 향하여 서 계신 그 분을 바라볼 수 있도록 기억하고 기억하겠습니다.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시기, 우리 교우분들 모두에게 기쁨이 가득한 시기가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