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위령성월 성체성가: 천상으로 당신을 보내며
1주차
나의 사랑 잘 가시오 가시는 걸음마다 장미송이 꽃송이로 장식해 드릴께요 나의 사랑 잘 가시오 편히 쉴 그곳까지 성인들과 천사들이 이끌어 주실거요 고통과 슬픔 없는 곳 당신이 꿈꾸던 그 곳 천상 노래 소리 흐르고 평화 넘치는 그 곳 예수님과 성모님 두 팔 벌려 안아주실 때 살아온 한 생애 모든 것 위로 받으옵소서 나의 사랑 잘 가시오 함께 했던 시간들 흩날리는 꽃잎되어 내 가슴에 날리오 나의 사랑 잘 가시오 바람이 부는 날엔 밀려오는 그 향기에 당신을 그릴거요 그대 내게 주셨음을 주님께 감사드려요 지난 내 잘못과 부족함을 용서하여주소서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 주님 품에서 영원 생명 찬미 노래 하길 기도하옵니다
저는 제 또래 다른 이들보다는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조금은 더 경험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릴 때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당연스러웠고, 저의 모든 행동의 근간에는 ‘내일 죽어도 후회없이 살자!’라는 모토가 있었습니다. ‘한번 와서 한번 살다 가는것.’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고 살고 싶었지만 제 마음 한 구석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짙게 깔려 있었습니다. 몇년 동안은 부모님이 돌아 가신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오랫동안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남자친구가 연락이 되지 않을때는 혹시나 무슨 일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에 그 사람의 연락이 올 때까지 밤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에 지금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 하기보다는 걱정하고 염려하며 전전긍긍했습니다. 다른 이들이 아니라 나의 죽음을 생각했을 때는 내가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주변인들에게 잊혀질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 하고 싶은 행동, 하고 싶은 일을 당장 해야만 했고 그런 저의 성급함과 이기심은 주변인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사랑을 나누기 보다는 내가 얼마나 그 사람들에게 중요한 사람인지 확인하기 급급했고 그 자리를 지키는 것만이 다라 생각해서 관계에 변화가 생기면 힘들어 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알아갈수록 저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놀랍게도 점차 옅어졌습니다. 죽어서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다는 믿음 때문만이 아니라,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을 더 만족하며 살 수 있어졌기 때문입니다. 내가 원하는 사람들만 걸러서 관계를 맺을때와 다르게 누구와 만나도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고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전전긍긍하지 않게 되고, 다가올 마지막에 대한 불안함보다는 현재에 대한 감사함으로 채울 수 있는 하루하루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이런 마음은 다른 이들을 향해서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마냥 슬펐던 부모님의 죽음은 지금 엄마아빠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대신하는 것으로, 내가 아끼는 사람들을 잃을까 걱정하던 마음은 지금 그들과 함께 있는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마지막이 있다는 것이 슬픔만이 아니라 내가 지금을 감사하게 살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이 예수님이 저에게 주시는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나 보내는 일이 슬픔이 아닐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슬픔이 상처가 되지 않도록. 그리고 그들의 마지막까지 내가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다행이다’ 느낄수 있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살고자 합니다. 우리 교우분들 모두 사랑 가득한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