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림시기/성탄시기 성체성가: 임마누엘
1주차
내가 너와 항상 함께있단다 두려움에 떨지 마라 나의 아들아 지금 무얼 생각하고 있느냐 지친 너의 맘을 내가 안다 나는 너의 슬픔 하나까지도 기억하고 있단다 내게 기대라 내가 너를 향하여 서 있단다 나를 바라보라 내 아들아 임마누엘 나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날 사랑하시는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 하시는 나의 주 임마누엘
이번 성가를 묵상하며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단단히 가둬놓고 살아온 저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살아가려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상처받지 않으려는 방어법 이였습니다. 사람들에게 받은 크고 작은 상처들이 저를 더욱 단단한 껍데기로 감싸게 했습니다. 마음을 열고 의지하면 속마음을 공유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제 나약함과 약점이 드러날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차단하고, 고립된 채로 모든 고민과 잡생각을 혼자 끌어안고 살아가려고 노력 했습니다
이런 모습으로 살다 보니, 사랑을 주고받는 일이 낯설고 어려워졌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겉으로만 좋았었고, 가까운 부모님에게조차 의지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마음을 닫고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 애썼지만, 그 과정에서 오는 외로움과 무거움은 감출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커지는 인간관계에 귀찮음과 상처받는 두려움이 외로움보다 더 컸기에, 이렇게 사는 것이 옳다고 스스로를 속이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 성가를 다시 묵상하며, 주님의 사랑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노래는 제가 처음 주님을 느끼게 해 준 찬양 중 하나이자, 제가 중학생 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곡입니다. “내가 너와 항상 함께 있단다”라는 가사와 주님의 음성은 마치 제게 직접 건네시는 말씀처럼 다가옵니다. 물론 저의 신앙은 강하지 않았지만, 저의 마음을 열게 해주고 누군가가 같이 있어준다는 느낌에 큰 도움을 느꼈습니다. “두려움에 떨지 마라”는 말씀은 과거와 지금의 저를 향해 주시는 주님의 위로이자 약속처럼 느껴졌습니다.
성인이 되면서 삶의 무게가 점점 더 커지고, 주님께 의지해야 할 순간이 많아지는데도, 저는 여전히 주님의 사랑을 온전히 믿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항상 곁에 계셨음에도, 저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 했고, 제 안에 있는 두려움과 상처로 인해 주님의 사랑을 외면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지친 너의 마음을 내가 안다” 라고 하시는 가사는, 제가 어렸을 때도, 지금도 제 마음을 깊이 만져줬습니다. 제가 외면했던 주님은 오히려 나의 모든 아픔과 고립됨 을 아시며, 변함없는 사랑으로 저를 품고 계셨습니다. 이 노래를 통해 깨달았습니다. 제가 두려움을 내려놓고 주님께 마음을 열고 의지할 때, 주님은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짐을 함께 나눠 주신다는 것을 말입니다.
특히 가사에서 반복되는 “나의 아들아, 나의 딸아”라는 부름은 주님의 자녀로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말해줍니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도 저는 많은 부분을 오해하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서툰 표현 속에도 담겨 있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제 두려움 속에서 부모님을 멀리했음을 깨닫습니다. 이제는 저도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며 사랑을 실천하려 노력하려 합니다.
이제 저는 주님과 함께 나아가기로 결심합니다. 가짜 웃음따윈 하지 않으며,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고, 더 많은 사랑과 용서를 실천하며, 어두운 곳에 있는 이들에게도 주님의 빛을 전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이 성가는 제게 주님과 함께하는 삶의 길을 강조해 주었고, 저의 두려움과 상처를 넘어 주님께로 나아가야 할 용기를 주었습니다.